2009년 12월 21일 월요일

에릭 바인하커, <부의 기원>


부의 기원
에릭 바인하커 저/안현실,정성철 공역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 때문에 한국의 주식값이 폭락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글로벌 기업 IBM은 어떻게 용돈으로 회사를 차린 10대의 마이클 델에게 PC 판매 시장을 내주게 되었을까? 맥킨지

제1부 패러다임의 이동

케인즈, "경제학자들과 정치철학자들의 아이디어는 그것이 맞을 때나 틀릴 때나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정말 세계는 조그만 차이에 의해 좌우된다."

톰 스토퍼드, 「아카디아」, 당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 거의 모든 것이 틀렸을 때, 바로 그 때가 당신이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보여줄 최상의 시기다.

1장 부는 어디서 오는가?
 
정방기에 들어가는 물리적 기술은 그 자체가 곧 정방기는 아니다. 다시 말해 누군가는 정방기를 만들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공장을 위한 사회적 기술은 그 자체가 공장은 아니다. 누군가는 실제로 공장이라는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 기술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려면 누군가는 혹은 일단의 사람들이 물리적, 사회적 기술들을 개념이 아닌 현실로 바꿀 필요가 있다. 경제 영역에서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기업이다. 기업은 물리적, 사회적 기술을 함께 융합시켜 제품과 서비스라는 형태로 만들어 낸다.

 기업은 그 자체가 디자인의 한 형태다. 기업의 디자인은 전략, 조직 구조, 경영 과정, 문화, 그리고 그 외에 수많은 다른 요소들을 포괄하고 있다. 기업 디자인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차별화 - 선택 - 증식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진화한다. 이때 시장은 그런 디자인이 적합한지 중재자 역할을 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의 주요 주제 중 하나는 물리적 기술, 사회적 기술, 그리고 경제에서 변화와 성장의 패턴을 보여주는 기업 디자인, 이 세가지의 공진화 현상이다.

왜 경제 영역에서 물리적 기술과 사회적 기술을 융합시키는 역할이 오로지 기업에게만 주어지는가? 물론 기업 디자인도 진화의 결과지만, 그 전에 경제 영역에서 물리적 기술과 사회적 기술을 융합시키는 도구로서 진화는 왜 기업을 선택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러한 설명이 부재한 이상, 바로 경제 영역의 주요 주체로서 기업을 등장시키는 것은 논리적 비약으로 보인다. 왜 군대, 정부(의회), 시민단체, 가족 등 경제 영역의 다른 주체들은 물리적 기술과 사회적 기술을 융합시키는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가? 저자는 경제 영역에서의 '기업'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고 있다.

2장 전통 경제학 : 균형의 세계

우리 모두가 인용하면서도, 제대로 된 의미를 알지 못하는 파레토 우위와 파레토 최적. 파레토 최적을 넘어서서 전체 효용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자유 시장 외부의 힘이 필요하다.

파레토는 거래에 동의하는 두 명의 사람이 있을 경우, 또 그들이 어리석지 않다면 그들은 윈윈 또는 최소한 한쪽이 이득을 보더라도 다른 한쪽은 손해를 안 보는 거래에만 관여할 것이고, 그 결과 참여자들의 전체 후생을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거래는 후에 '파레토 우위(Pareto superior)' 거래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파레토는 자유 시장에서 모든 파레토 우위 거래가 소진될 때까지 사람들은 거래를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더 이상 거래를 했다가 누군가가 손해를 보게 되면 그 지점에서 거래는 멈출 것이고 시장은 하나의 균형점에 이를 것이라는 이야기다. 나중에 경제학자들은 이 균형점을 '파레토 최적'이라고 불렀다. 파레토 최적은 어느 누군가에게 손해를 주지 않고는 더 이상 거래를 할 수 없는 그런 균형점을 가리킨다. 파레토 최적은 반드시 전체 그룹의 가치를 최대화하는 그런 균형점은 아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의 이익으르 위해 일부 사람들에게 손해를 주더라도 전체적으로 보면 그 그룹의 총효용을 증대시킬 수 있는 거래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효용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또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일부 사람들의 후생을 줄이는 거래를 강요할 독재자도 없다면 파레토 최적은 우리가 자유 시장 경제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다.

3장 비판적 고찰 : 혼란과 쿠바의 자동차

 제2부 복잡계 경제학

마르셀 프루스트,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경관을 보는 데 있는게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얻는 데 있다."

4장 큰 그림 : 설탕과 향료

5장 동태성 : 불균형의 즐거움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에 대한 완충(buffer) 스톡 세 가지. 전략적 사고에 있어서 고려해야 하는 생산 프로세스의 주요한 요소들.

 첫째, 당신은 이 제품의 재고를 갖고 있다. 이 재고는 당신의 고객으로부터 불확실한 수요와 공장으로부터의 생산 사이에서 하나의 완충 역할을 한다. 만약 고객의 주문이 생산한 것보다 적으면 재고는 증가할 것이고, 반대로 주문이 생산보다 많으면 재고는 떨어진다. 수주와 배송 사이에는 약간의 시간 지체가 있을 수 있지만 재고는 거의 바로 조정이 이루어진다.
 둘째, 즉각적으로 이용 가능한 생산 능력의 스톡이 있다. 재고가 점점 바닥으로 떨어지면 당신은 공장에 생산을 늘리라고 요구할 것이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대부분의 공장은 100%보다 낮은 수준인 대개 80% 정도로 가동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그래서 당신이 생산을 늘리라고 요구하면 공장안은 생산 라인을 좀 더 빨리 돌리고, 추가적인 근로자 교대를 이용하여 여유 라인을 가동시키거나 판매가 느린 제품 생산 라인을 판매가 빠른 제품 생산 라인 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렇게 단기적으로 생산을 늘리는 데 걸리는 시간 지체는 몇 시간에서 수개월에 이를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경우에는 조정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따라서 재고 조정보다는 조정이 더 천천이 이루어진다.
 셋째, 마지막 스톡은 장기적인 생산 능력의 총량이다. 일단 모든 생산 라인이 최대한의 속도로 가동되고 그 활용률이 100%라면 산출물을 늘리는 유일한 방법은 추가적으로 생산 라인을 설치하거나 공장을 더 짓는 것이다. 장기적 생산 능력을 새로 늘리는 일은 기존 생산 능력의 활용률을 높이는 일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새로 공장을 짓고 사람들을 더 고용하는 등의 일을 다 하려면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린다.

6장 행위자들 : 심리게임

인간 설득의 도구는 바로 이야기다.

인간은 긴 방정식을 계산하는 데는 총명하지 않을지 몰라도 놀라운 이야기꾼이자 동시에 이런 이야기에 대한 경청자이기도 하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학습과학연구소 소장이자 예일대 인공지능연구소의 전 소장 로저 쉥크(Roger Schank)는 이해, 기억, 그리고 소통을 위한 우리의 정신적 과정에서 이야기가 중심적 역할을 함을 보여 주는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말했듯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사회를 지배한다".

7장 네트워크 : 오! 너무나 복잡한 거미집

 우리의 정규적인 클러스터에는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의 사회적 네트워크 밖에서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우리를 다른 사회적 네트워크에 연결해준다. 만약 우리가 근사한 구조를 가진 래티스 그래프에다 몇몇 임의적인 연결 고리들을 집어넣으면 양쪽 세계의 이익을 모두 얻게 된다.

 흥미롭게도 우연히 알게 된 친구라는 아이디어는 무엇이 좋은 네트워크인지에 대한 우리의 사고에 반직관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특정한 세계를 매우 잘 알면 그 사람을 연결이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와츠와 뉴먼의 연구에 따르면 가장 연결이 좋은 사람들은 접촉하는 그룹이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다. 누구에게나 말을 걸 수 있고 모든 계층과 환경에서 친구들을 선택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정말 연결이 잘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8장 창발성 : 패턴들의 퍼즐
9장 진화 : 그건 바로 저기에 있는 정글이다


제3부 진화는 어떻게 부를 창출하는가

10장 디자인 공간 : 게임에서 경제까지

죄수의 딜레마. 로버트 액설로드는 이를 가리켜 '사회과학계의 이콜라이(E.coli, 대장균)와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생물학자들이 종종 박테리아균, 초파리 혹은 기타 여러 단순한 유기체들을 가지고 첫 실험을 한 후 본격적으로 인체에 적용하는 것처럼, 우리 역시 간단한 경제 모델을 사용하여 경제 활동에 대한 지식을 쌓게 된다는 이야기다.

11장 물리적 기술 : 석기에서 우주선으로
12장 사회적 기술 : 수렵, 채집민에서 다국적 기업으로

13장 경제적 진화 : 빅맨에서 시장으로


 정치가 경제에 개입한 지는 경제나 정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 그러나 사업 계획의 선택 과정에 정치가 개입한다는 것은 진화의 과정을 지체시키는 것과 같다. 통치자가 선택하는 시스템에서 적합도의 기준은 그 사회 전체 경제적 부의 증진이 아니라 통치자의 부와 권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경우 국민의 창의성과 기업가 정신 그리고 연역적 실험 능력은 온통 통치자를 즐겁게 하는 데 집중되기 마련이다.

 전통 경제학의 큰 업적 중 하나가 바로 시장의 선택에 따라 적응하면 그것이 바로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의 복지를 향상시키게 된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통치자 경제(통치자가 선택권을 가진 경제)에서 사업은 정치적 호불호에 따라 죽고 산다. 그러나 시장 경제에서는 고객의 제품 선호도와 수요에 의해 사업의 성패가 결정된다. 통치자 경제에서는 통치자의 호주머니를 채우는 쪽으로 자원 배분이 일어난다. 그러나 시장 경제에서는 경제적 효용이 극대화되는 방식으로 자원이 배분된다.

 여기서의 의문은 두 가지. 첫째, 시장은 과연 경제적 효용으로만 사업 계획을 선택하는가? 통치자 경제를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다. 무수한 역사적 사례와 논리적인 근거들은 통치자의 통제가 경제적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증명한다. 그러나 시장 경제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왜곡되지 않는 시장이란 없다. 정치가 경제에 개입한 지가 그만큼 오래되었다는 것은, 다른 말로 정치가 개입하지 않은 경제는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다는 말이다. 완벽한 자유 시장 경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야 말로 복잡계 경제학이 전통 경제학을 비판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그런데 경제적 진화에 있어서 시장은 완벽한 선택 기제가 될 수 있나. 오로지 경제적 효용만으로 사업 계획을 선택하는 시장은 존재할 수 없다.
 둘째, 파레토 최적만이 우리가 성취할 수 있는 최선인가? 파레토 최적을 넘어서는 전체의 효용 증대를 위해 외부의 힘이 개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손실입는 경제적 주체들을 보상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최선의 결과가 아닐까? 앞에서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경제는 존재한 적도 존재할 수도 없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아마도 경제는 항상 외부로부터의 영향력 하에 있어야 한다. 시장이 결코 스스로는 성취하지 못하는 최선을 위해서 말이다.

14장 부의 새로운 정의 : 적합한 질서

제오르제스쿠-로에겐, 인간의 개인적 행복은 모든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우리의 모든 행위의 적합도 함수.

그래도 웬만한 내용은 넘어가는데, 그 중에서도 정말 이해가 안되며, 억지스럽다고 느껴졌던 부분은 부의 기원이 '지식'이라고 우기는 바로 이 문단.

 물리학에서 질서란 정보와 같다. 따라서 우리는 부를 가리켜 적합한 정보, 달리 말하면 지식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정보란 그 자체로는 효용이 없다. 반면 지식은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그리고 특정한 목적에 부합될 수 있는 유용한 정보이다. 그렇다면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전통적 성장 이론의 창시자인 로버트 솔로가 옳았다. 부의 기원은 바로 지식이었다. 그러나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복잡계 경제학적 관점은 지식을 가설, 외적 주입, 경제학 경계 밖의 이해할 수 없는 과정으로 취급하기 보다는 경제학 내부의 가장 중심적인 곳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물리학에서는 질서가 정보를 뜻하나? 물리학에서는 연구 대상 중 어느 하나에 대한 정보를 모두 획득했다고 해서, 그 대상이 질서를 가졌다고 말할 수 있는가. '파악가능함'과 '질서정연함'의 의미는 직관적으로도 구별된다. 그리고 그 다음, 부를 창출하는 것은 정보 중에서도 적합한 정보, 즉 지식이라는 명제 또한 그 근거가 허약하다. 부를 창출하는 것은 물리적, 사회적 기술이나 사업 계획, 또는 이 세 요소 모두의 공진화 등 여타 지금까지 이야기한 경제활동의 산물이 아니라 바로 지식인가. 우리는 지식을 획득하기만 하면 경제적 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나? 아니면 방금 언급한 경제활동의 산물들이 바로 지식이라는 것인가.
 책 제목이 '부의 기원'이다 보니, 단 하나의 요소로 부의 기원을 설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다 못해 이처럼 어이없는 논리적 비약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저자를 굉장히 배려한다면 억지스럽게 이해할 수도 있겠다. 진화는 지식을 창출하는 기계, 즉 학습 알고리즘이고, 그 결과 부가 창출된다. 그래서 그 과정과 상호작용을 모두 배제시켜 본다면, 부의 기원이 지식일 수도 있겠다. 저자는 바로 이런 과정을 설명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제4부 기업과 사회에 대한 의미

15장 전략 : 진화의 경주

알프레드 챈들러, 전략이란 기업의 기본적인 장기 목표와 목적, 그리고 이를 위해 필요한 행동 경로, 그리고 그에 따른 자원 배분에 관한 결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첫째, 전략은 본질적으로 미래를 지향한다. 전략을 개발하려면 자신이 미래의 어디에 있기를 원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둘째, 전략은 바람직한 미래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이 설정한 행동 경로를 따르도록 하는 것이다.

 애니 오클리의 이야기는 겔만이 동결 사건(하잘것없고 우연한 일이지만 역사의 방향을 결정하는 사건)이라고 부르는 것의 한 예다. 복잡 적응 시스템의 비선형적, 동태적 성격은 비록 그러한 사건이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해도 그로 인해 역사의 경로에 나타나는 차이는 매우 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특별히 이 개념을 알고있지 않다 하더라도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등등의 상투적인 구절로 가끔 역사의 우연성과 경로의존성을 되돌아보곤 한다. 그렇다면, '어차피 그 일이 아니었더라도 결국 그렇게 되었을거야' 라고 생각하는 건 암묵적으로 (전통경제학적인) 시스템의 균형을 상정하는 것이겠군. 현재 시스템이 쓰고 있는 역사는 그 과정 속에서 벌어진 수한 하잘것없고 우연한 사건들의 상호작용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이 '지켜낸' 균형의 결과일테니까 말이다.

 전략은 서로 경쟁하는 실험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그리고 준비된 마음가짐.
 
전략에 대한 진화적 접근 방법은 대안을 창출하고 대안을 열린 상태로 유지하며, 특정 시점에서 가능한 최대로 가능성의 나무가 무성해지도록 만드는 것을 강조한다. 대안은 가치가 있다. 진화하는 전략적 싷럼 포트폴리오는 경영진에게 더 많은 선택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그것들 중 일부가 옳을 가능성을 높인다는 뜻이다. 진화는 사업 계획의 과임신 현상을 필요로 한다. 넘칠 정도로 충분한 사업 계획들이 존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어떠한 기업도 시장 전체에 존재하는 사업 계획의 다양성에 필적하지는 못하겠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오히려 그 반대 극단에서 운영되고 있다. 다시 말해, 사업마다 실행 중인 사업 계획이 하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사업 계획의 다양성에 관한 한 기업 스스로가 가장 최악의 적이기도 하다. 이는 탐색 및 혁신의 필요성과 활용 및 실행의 필요성 사이에 본질적인 긴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성공적이고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방향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이는 또한 명확한 리더쉽과 방향 제시를 요구한다. 반대로, 진화적 전략은 산지사방으로 동시에 움직이면서 위험이 수반된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사람들에 대해 관대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실행에 관한 피드백 고리는 엄격하고 측정 가능하다. 사람들은 분기마다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전략의 진화에 관한 피드백 고리는 측정하기가 어렵고,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여러 해가 걸린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중복을 싫어하지만 다양성은 그 정의상 중복, 중첩 및 잉여 능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운영 효율을 위한 드라이브는 필요하고 가치 있는 목표이기는 하지만 전략적 실험의 다양성과 내부적 경쟁 관계에 있는 사업 계획의 수 등을 감소시키는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도 초래한다.


현대 기업들이 최우선으로 여기는 '효율성'의 가치가 자칫하면 현재에 안주하고 혁신을 오히려 저해하는 경영 방식을 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에 대한 진화적 접근은 산업의 혁신적 변화, 기업의 전략 변화는 오로지 단계적인 진화를 통해 이루어질 뿐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현실 세계에서 하룻밤 새의 기적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사업 계획의 적합도 지형에서 '점프의 거리'를 고려할 때 우리는 위험, 관계 그리고 시간이라는 세 가지 차원을 고려해야 한다. 위험은 특정한 전략적 실험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불확실성과 개입의 비가역성 정도를 지칭한다. 관계는 사업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경험, 기술 및 자산으로부터 실험이 얼마나 멀리 또는 얼마나 가깝게 위치하고 있는가를 나타낸다. 시간은 실험으로부터 성과를 얻게되는 기대 시간을 말한다.

16장 조직 : 사고하는 사람들의 사회

 일반적으로 집행 작업은 복잡하고 순차적이며 동시적인 수많은 과정의 조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계층 구조가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비하여 탐색 활동은 대개 넓고 평평한 조직으로도 가능하다. 전략적인 실험의 구성을 보면 전체적인 차원에서 기본적인 조정은 이루어지지만 대개 소규모의 팀들로 구성되며, 각 팀은 동시에 자율적으로 탐색 활동을 벌인다.

 고위 경영층에서는 탐색 작업이 필요한 경우 계층 조직과 분리된 조그만 팀을 만들어 별도의 사무실에서 혁신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첫째, 만약에 모든 탐색 작업이 기업 상층부에 의해 운영되고 지우너한다면 이른바 진화의 적합도 지형에서 특정 부분만 탐색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즉, 우연히 최고 경영진이 관심을 갖게 된 그런 경우에 한정된다는 이야기다. 둘째, 그러한 탐색 결과를 본 조직의 업무와 연결시키는 데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탐색 결과를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집행 부서와의 연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하다.

17장 금융 : 기대의 생태계

스톡옵션의 허상. 경영진은 실제 주가를 관리하지 않는다. 그들은 경영 전략이나 비용, 투자, 인력과 같이 기업의 수익, 이익, 자본 수익, 그리고 성장과 관련된 요소들을 관리한다. 경영진이 관리하는 수단을 통하여 기업의 경제적 가치 창출 능력을 제고할 수 있으나 주가에는 간접적인 방법 외에는 영향을 미칠 수가 없다. 전통 경제학자들은 효율적인 시장에서는 경영진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의 기본적인 내용들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경영진의 성과를 주가와 연계시키는 것은 괜찮다고 하였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더욱더 그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보았듯이 현실 세계에서 가격은 가치와 항상 일치하지 않고, 그 차이가 상당히 클 수도 있으며, 오랜 기간 지속될 수도 있다. 물론 가격과 기본적인 가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고, 또 시장이 경영자의 경영 활동에 대해서 대략 감지하고 있으나 상관관계가 그렇게 밀접한 것은 아니다.

18장 정치와 정책 : 좌우 대결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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